차심 차심 차를 마신다. 찻잔 속에 오롯이 보이는 무수한 금이 있다. 빈 잔에는 알 수가 없었던 것이 찻물을 우려내자 실금이 파르르 돋았다. 무언가 내게 말을 걸고 싶은 듯이 보이기도 하고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처럼 졸리게도 보였다. 실금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녹차 밭을 천천히 걷는 느낌이.. 수필 2018.04.23
아름다운 간격/ 정목일 깊은 산중의 고찰에 가보면, 예전에 없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옛 것과 새 것이 뒤섞이고 건물들의 간격이 좁아졌다. 건물의 배치는 여러 측면을 살폈을 것이다. 건축이나 그림을 그릴 때에 적용되는 황금 비례를 염두에 둠은 물론이요, 건물과 건물의 간격, 산세와 .. 수필 2013.03.14
[스크랩] [좋은수필]?절정? / 김은주 절정 / 김은주 복사꽃이 흐드러진 길을 따라 폭포 굿당으로 접어들었다. 봄은 이울 대로 이울어 더는 발붙일 곳이 없는 지 꽃잎 떨어뜨릴 채비만 서두르고 있다. 꽃은 어디 그저 떨어지던가. 꽃술 아래 맺힌 열매를 위해 그 열기 뜨거운 햇살 받고 더 튼실하게 자랄 것을 염두에 두고 사라.. 수필 2012.10.16
좋은 수필 어떻게 쓸 것인가/ 김학 좋은 수필, 어떻게 쓸 것인가 /김학(국제펜클럽 전북회장, 전북대평생교육원 교수) Ⅰ.들어가는 말 문학은 예로부터 모든 예술 가운데 으뜸의 자리에 있어 왔다. 문학이란 인간의 사상, 감정, 정서, 상상 등을 문자와 기호로 표현하는 예술행위다. 예술에 다양한 장르가 있듯이 문학에도 .. 수필 2012.08.27
〈나의 수필 작법〉 발견과 깨달음 / 정목일 〈나의 수필 작법〉 발견과 깨달음 鄭 木 日 소재를 선택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순간적으로 마음이 끌렸거나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대상은 어떤 인연법에 따라 만나게 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낱말 하나, 풀 한 포기, 돌맹이 하나가 내 눈과 마음에 들어오기까지 나와 인연.. 수필 2012.05.23
동양일보 당선작/껌 수필부문 당선자 박시윤씨 약력 △대구보건전문대 졸 △대구 척통증의학과 간호사·병원코디네이터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3동 2278-22. ☏010-3006-2447. <껌> 참 오래토록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유년의 주머니 속에 손을 넣지 않았다면 그의 존재를 잊고 살았을 것이다. 몇 백 원 하지 않.. 수필 2011.12.27
흙 (박경리문학제 최우수) 박경리선생2주기추모제 전국여성백일장 입상작(산문) <최우수> 흙 정영숙 내 등에 햇살이 간지럽다. 가리개 모자를 흔드는 봄바람도 해실해실 웃고 간다. 어머니는 소풍이라도 나온 양 도시락과 물을 챙기고, 쑥도 캐자며 칼과 바구니를 두 개나 가져왔다. 괭이로 흙을 뒤집어 놓고 어머니가 시키.. 수필 2010.05.11
열쇠 대학․일반부 운문(산문) 박희진-김해시 장유면 부곡리 부영@1204-704 외할머니의 열쇠 내가 일곱 살이 되던 해부터 어머니께서는 주말이면 항상 외갓집에 심부름을 보내셨다. 정성스레 장만한 밑반찬이며 생활 용품 따위를 홀로 사시는 외할머니께 전해드리기 위함이었다. 자그마한 체구에 성근 웃음.. 수필 2010.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