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시/남진우

지성준 2012. 9. 10. 13:15

가시
 
                               

남진우 
 



   물고기는 제 몸속의 자디잔 가시를 다소곳이 숨기고 
   오늘도 물속을 우아하게 유영한다 
   제 살 속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저를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를 짐짓 무시히고 
   물고기는 오늘도 물속에서 평안하다 
   이윽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사납게 퍼덕이며 
   곤곤한 불과 바람의 길을 거쳐 식탁위에 버려질 때 
   가시는 비로소 물고기의 온 몸을 산산이 찢어 헤치고 
   눈부신 빛 아래 선연히 자신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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