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단풍드는 날 / 도종환

지성준 2011. 10. 23. 16:04

 단풍 드는 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도 종 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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