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차를 세우고 / 이수명

지성준 2022. 4. 27. 11:27

차를 세우고 / 이수명

 


  어디에 차를 세울까


  어제도 집 앞에 세우고 그제도 집 앞에 세우고 일주일 전에도 집 앞에 한 달 전에도 계속 계속 집 앞에

세우고 어김없이 그랬다. 그런데 오늘은 세우지 못했다. 집 앞에서 한 아이가 울고 있었다. 정면을 바라

보며 울고 있었다. 집 주위를 빙빙 돌았는데 한 바퀴 돌고 두 바퀴 돌았는데 계속 아이가 울고 있었다.

계속 거기에 있었다. 누군지 모르겠다. 어디에 차를 세울까


  어두운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오니 아이는 없었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왜 우냐고 물어보려 했는데

땅을 내려다보며 울지 않았다고 대답할지도 모르는데 사라져버렸다. 나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