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와 구름 / 보들레르
“내 귀여운 미친 애인이 나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식당의 열린 창으로 신의 수증기로 만든 움직이는 건축물을, 만져지지 않는 불가사의한 구조물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모든 환영은 거의 내 예쁜 애인의 눈만큼, 초록빛 눈을 가진 미친 요물만큼 아름답군.” 그런데 갑자기 나는 주먹으로 등을 한 방 세차게 얻어 맞았다. 그리고 나는 쉰 듯한 매력적인 목소리를 들었다. 내 사랑하는 귀여운 애인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구름 장수 바보 영감 같으니라고. 어서 그 스프나 먹지 못하겠어요?”
수프와 구름 / 보들레르
내 귀엽고 제멋대로인 애인이 나에게 저녁을 차려주는데, 나는 식당의 열린 창으로, 신이 수증기로 만든 저 움직이는 건축들을, 만져볼 수 없는 재료로 지은 저 신기한 구조물들을 관상하였다. 그리고 나는 내 관상에 빠져서 혼자 말했다. " 저 모든 몽환경은 내 아름다운 애인의, 초록빛 눈을 가진 귀엽고 제멋대로인 괴물의 눈만큼이나 아름답구나."
그러자 갑자기 내 등에 사나운 주먹이 한 대 꽂히며, 거칠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히스테릭한, 브랜디로 쉰 것 같은 목소리가, 내 사랑스럽고 귀여운 애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말하는 목소리- " 냉큼 수프나 들지 않고, 빌어먹을 구름 장수 멍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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