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이리 붉은가 / 최문자
희망은 얼마나 나쁜 높이까지 올라가는지
희망이 잠복기를 거치는 동안
고통은 후회를 가르친다
혀의 반쪽은 늘 붉다
말보다 더 많은 후회를 맛보고 있다
맛은 어떨까
혀가 후회를 말하는 동안
이렇게 모른 척 희망은 무거워진 후회의 모서리를 돌고 있다
매일매일 후회가 쉽게 붉어진다
희망의 주름 속에
아주 작고 모난 꽃이 만발하는 후회들이 살고 있다
과거의 길이를 지키며 삼키거나 잘 우는 것들
내 후회는 뭐가 이리 붉은가
얼마나 더 부끄러워야
얼마나 더 붉어져야
희망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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