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뭔가 이리 붉은가 / 최문자

지성준 2020. 7. 13. 15:23

뭐가 이리 붉은가 / 최문자

 

희망은 얼마나 나쁜 높이까지 올라가는지

희망이 잠복기를 거치는 동안

고통은 후회를 가르친다

혀의 반쪽은 늘 붉다

말보다 더 많은 후회를 맛보고 있다

맛은 어떨까

혀가 후회를 말하는 동안

이렇게 모른 척 희망은 무거워진 후회의 모서리를 돌고 있다

매일매일 후회가 쉽게 붉어진다

희망의 주름 속에

아주 작고 모난 꽃이 만발하는 후회들이 살고 있다

과거의 길이를 지키며 삼키거나 잘 우는 것들

내 후회는 뭐가 이리 붉은가

얼마나 더 부끄러워야

얼마나 더 붉어져야

희망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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