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굴의 첫경험]
세상에 굴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일까?
아니, 굴을 먹을 수 없는 사람은 몇 명일까?
어림잡아 10억명은 되지 않을까? 난 그 10억명 중의 한명이었다.
굴이라면 질색을 하며 뱉어내거나 향만 맡아도 토할 것 같은 제스추어를 취하곤 했다.
굴의 강한 향과 함께 그 미끈거리는 특유의 질감에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없었기에
기피대상 1호였던 음식이었다.
그래서 가장 안타까웠던 때가 김치를 먹었는데 알고보니 굴김치여서 먹지 못 할 때 였다.
굴을 먹지 못한채 24년 가량이 지나고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아르바이트 첫날 신입 기념 회식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굴 전문점이었다.
나는 수 많은 고민에 휩싸였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약속 있다고 하고 빠질까? 하지만 나를 위한 자리인데?
굴 말고 다른 메뉴를 주문할까? 하지만 굴 전문점인데?
그래도 생굴만 아니면 되는데, 생굴만 아니면 되는데...
많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어영부영하다 어느새 회식 시간이 다가왔다.
메뉴의 선택 자유는 없이 사장님의 취향에 따라 주문된 메뉴는 굴 국밥과 굴전, 생굴 세가지였다.
시원하고 뜨끈한 굴 국밥은 맛이 좋다. 그리고 굴전도 조금 느끼하긴 하지만 맛이 좋다.
생굴은 난공불락의 요새여서 젓가락을 대는 척만 하고 굴 국밥과 굴전만 열심히 공략을 했는데...
사장님의 한마디.
이 생굴 맛있는데 왜 잘 안 먹어? 좀 먹어봐.
그러면서 나에게 권했다. 거절 할 수가 없어서 우선은 입 안에 넣었는데 순간 넓게 퍼지는 굴 향.
그리고 그 미끈하던 감촉.
조금 씹다가 뱉어 버리려고 했는데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사장님의 시선에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조건 반사적으로 올라오는 구역질!
그런데 사람이란 절체절명의 순간엔 기적적인 힘이 발휘 되는 것일까?
나는 그 짧은 순간 마인드 컨트롤에 들어 갔다.
나는 원래 굴을 먹을 수 있었다. 이 굴은 맛이 좋다. 이 향도 전혀 비위 상하지 않는다.
하면서 호흡을 고르고 닫혀 있던 목구멍을 개방했다.
꿀꺽~!
24년 만에 처음으로 내 목구멍을 지나가는 굴의 감촉에 왠지 소름이 돋았다.
처음으로 먹어본 굴의 맛은 생각보단 맛이 좋다 였다.
한번 삼키고 나니 왠지 또 먹을 수 있었고, 그 향과 감촉에 익숙해 질 수 있었다.
옛날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러고 나서 굴 킬러가 되었거나,
굴만 먹었다는 전설이 있었지. 하는 레파토리지만 현실에선 먹을 수는 있지만
구태여 찾아서 먹지는 않는다는게 진실이다.
뭐, 생굴은 즐기지는 않지만 굴 튀김은 참 맛이 좋다.
파삭! 하는 식감과 함께 자극적이지 않은 굴향.
한 겨울에 먹는 굴 튀김은 참 제대로다.
그래서 오늘 만들어 보았다.
<재료>
굴 몇 개, 밀가루, 계란, 빵가루, 소금, 후추 약간, 허브 약간, 기름 적당량
레몬소스: 레몬즙 6큰술, 간장 1작은술, 꿀 1큰술, 소금, 후추 약간, 찬물 2큰술, 양파, 고추 다진 것
<만드는 법>
1. 굴은 김이 오르는 찜기에 살짝만 쪄주세요.
2. 소금, 후추 허브 약간 섞은 밀가루를 굴에 입혀주고, 계란물, 빵가루 순으로 입혀주세요.
3. 달궈진 기름에 빵가루 떨어뜨려 보아 파르르~ 끓어 오르면 빵가루 입힌 굴을 넣고 노릇하게 튀겨주세요.
4. 레몬소스는 분량대로 잘 섞어줍니다.
Tip. 마요네즈에 유자청 혹은 와사비, 꿀을 섞어주어도 훌륭한 소스가 완성됩니다.
[한 줄 레시피 One Line Recipe]
- 굴을 살짝 쪄서 밀가루, 계란, 빵가루 순으로 입혀 튀긴 후 잘 섞은 레몬소스에 콕! 찍어 먹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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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건 안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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