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여자/양애경

지성준 2012. 10. 13. 12:32

여자

 

양애경

 

 

양잿물로 삶아

햇볕에 잘 말린 란닝구처럼

하얗고 보송한 여자

가슴팍에 코를 묻으면

햇빛 냄새가 나는 여자

머리칼에 뺨을 대면

바람 냄새가 나는 여자

잘 웃는 여자

낡은 메리야스처럼

주변 습기를 금방 흡수해

쥐어짜기만 하면 물이 흐르는 여자

잘 우는 여자

편서풍에 날아간 여자

빠른 시냇물에 둥둥 떠 급히 흘러간 여자

오래 입고 여러 번 빨아 얇아진

그 여자

지금 어디?

 

----양애경 [여자]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