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운 이야기
소파홀릭
지성준
2012. 8. 23. 11:17
푹신한 소파도 척추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잠자리를 제외하고 가정에서의 대부분 시간을 소파에서 보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본래 '소파'는 누울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쿠션감이 좋은 긴 안락의자라는 뜻인데, 왜 목하고 허리에 좋지 않다는 것일까.
하지만 전문의들은 장시간 소파에 머물며 TV나 보는 습관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카우치포테이터couch-potato)'들의 경우 목과 어깨에 통증이 유발되고 등과 어깨가 굽어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의료계의 조사결과에서도 이런 '카우치포테이터'들은 상당히 많았다.
↑ [조선닷컴]사진-조선일보DB |
'소파홀릭'이라고 밝힌 이들은 퇴근 후 혹은 주말휴식의 상당 시간을 소파에서 보내는 사람들이다. TV시청은 물론, 잠도 자고 심지어 밥까지 먹는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TV시청'이 70%(51명)로 가장 많았으며, '(낮)잠잔다' 14%(10명), '전화 혹은 IT기기 사용'11%(8명), '독서' 4%(3명), '기타' 1%(1명) 순으로 조사됐다.
자세 또한 좋을 리가 없었다. 턱을 괴고 옆으로 눕거나 소파 팔걸이를 베고 엎드리는 등 대부분 '눕는다'는 자세가 8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보니 '소파맨'들 가운데 2명 중 1명은 목·허리에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부천하이병원 이동걸 병원장은 "소파의 푹신푹신한 쿠션으로 인해 척추 곡선이 틀어져 특정 부위의 디스크나 관절에 스트레스가 집중돼 척추 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오래 누워있지 말고 앉을 때는 엉덩이를 소파 깊숙이 집어넣고 상체는 등받이에 기대 쭉 펴고 앉아야 하며, 등받이와 허리 사이에 쿠션을 끼워 넣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눕듯이 앉거나 옆으로 누워 턱을 괴는 자세는 목·허리에 가장 위험하다. 눕듯이 오래 앉으면 허리의 전만곡선이 소실되면서 디스크의 압력을 높여 탈출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파로부터 척추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좋은 소파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우선 반드시 앉아보고 사야 한다. 색상과 디자인만 보고 샀을 땐 보기엔 좋더라도 자신의 척추만곡 상태에 따라 앉았을 때 몸에 착 감기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앉았을 때 무릎보다 약간 높은 쿠션 높이가 이상적이고 뒤로 기댔을 때 편안한 느낌을 줘야 한다. 너무 부드러워서 엉덩이가 쑥 밑으로 내려간다거나 일어섰을 때 쿠션의 복원력이 좋지 않은 것은 지양해야 한다. 아울러 베드형 소파는 머리만 등받이에 기댄 채 TV를 보는 습관을 만들 수 있어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참고
휴일이나 휴가 중 집안에 틀어박혀 포테이토칩을 먹으면서 온종일 TV만 보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요즘에는 PC가 TV를 대체하면서 마우스포테이토(mouse-potato).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인터넷 콘텐츠물이나 게임, 채팅 등을 즐기며 사이버공간에 광적으로 빠져서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카우치포테이터와 비슷한 의미지만, '카우치포테이터'가 소파에 머물면서 움직이지 않고 먹어만 대는 뚱뚱한 사람을 상징하는 것과 달리, 소파가 마치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다 넒은 의미의 중독 상태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