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티끌이 티끌에게 / 김선우
지성준
2021. 11. 16. 10:04
티끌이 티끌에게 / 김선우
내가 티끌 한 점인 걸 알게 되면
유랑의 리듬이 생깁니다
나 하나로 꽉 찼던 방에 은하가 흐르고
아주 많은 다른 것들이 보이게 되죠
드넓은 우주에 한 점 티끌인 당신과 내가
춤추며 떠돌다 서로를 알아챈 여기,
이토록 근사한 사건을 축복합니다
때로 우리라 불러도 좋은 띠끌들이
서로를 발견하며 첫눈처럼 반짝일 때
이번 생이라 불리는 정류장이 화사해집니다
가끔씨 공중 파도를 일으키는 띠끌의 스탭
찰나의 숨결을 불어넣는 다정한 접촉
영원을 떠올려도 욕되지 않는 역사는
티끌임을아는 티끌들의 유랑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