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 내리는 모래내의 밤 / 박형준
지성준
2020. 12. 24. 10:18
눈 내리는 모래내의 밤 / 박형준
흰 부처가 상류에 있다지
일 년에 한 번씩 흰 칠을 한다는
부처가 있다지
오늘밤이 그날이라지
불꽃을 문 연등이
자갈밭에서
떠내려온다지
냇가 위
내부간선도로
흰빛들이 꾸물거리며
교각 위로 떠오른다
누에들이 뽕나무 위로 쉼없이 올라가듯
잠시도 쉬지 않고
떠오른다
빛은 집착을 만든다지
여인들이 부처의 몸에 흰 칠을 하며
아이 낳는 꿈을 꾼다지
마른 냇가에
붉은 연등이 떠내려온다지
상류에서
오늘 밤 흰 꿈이 내려온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