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비실감 / 송승언
지성준
2020. 6. 29. 16:44
비실감 / 송승언
봄이었고 일곱살이었다
소풍 생각에 들떠 있었다
꽃을 처음 본 것도 그때였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멀미를 참으려
흔들리는 풍경을 따라
흔들리는 눈이 애써 매달리던 도로변의 꽃들
흘러가는 꽃들 이전의 꽃들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때, 매스꺼웠다 그 꽃이
금방 시들어 버릴 것이란 걸 알았다
일곱살인 내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처음 기도했다
하나님, 그래도 나는 안죽으면 안될까?
나는 안될까?
짝꿍 옆에서 제발 토하지 않게 해달라고
덧붙이면서...